스토리
AI가 만든 노래, 영화, 그림 - 저작권은 누구의 것일까?
창작의 정의가 바뀌는 시대
AI가 만든 노래·그림·영화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일까요?
현행 법제, 국제 분쟁 사례, 문화적 논쟁, 미래 제도 전망까지 종합 분석했습니다.
1. 창작의 경계가 흔들리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창작의 과정은 오랫동안 인간의 고유 영역이었습니다.
작곡가는 멜로디를 떠올리고, 화가는 붓을 들며, 영화감독은 스토리보드를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 음악 생성기는 몇 초 만에 교향곡을 완성하고,
AI 이미지 도구는 화가의 화풍을 흉내 내며,
AI 영상 모델은 시나리오와 컷 편집까지 자동화합니다.
창작의 속도와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우리는 처음으로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법률 차원에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2. 법의 시각 - 인간만이 창작자
현재 세계의 저작권법은 공통적으로 ‘창작자는 인간’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즉, AI가 단독으로 만든 창작물은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미국 저작권청: 2022년, AI로 그린 이미지를 포함한 만화책에 대해 “AI가 만든 부분은 저작권 대상 아님”이라 판정.
영국·EU: 저작권 인정 조건은 “인간의 창의적 개입”.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AI는 법적 권리 주체가 아니므로 저작권을 가질 수 없음”이라는 입장.
즉, AI가 완전히 독자적으로 창작한 결과물은 법적으로 ‘무주물’이며, 사실상 퍼블릭 도메인처럼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3. 권리 귀속의 복잡한 현실
단순히 “AI는 저작자가 아니다”라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실제 현실은 복잡합니다.
사람이 기획·편집에 관여한 경우
→ 저작권은 사람에게 귀속 (AI는 도구로 간주).
AI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생성한 경우
→ 저작권 없음 (누구나 사용 가능).
AI 학습 과정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사용한 경우
→ 학습 데이터 저작권 침해 소지.
예를 들어, 작곡가가 멜로디를 구상한 뒤 AI에게 편곡을 맡기면 저작권은 작곡가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버튼 하나로 만든 곡이라면 누구의 것도 되지 않습니다.
이 차이가 바로 현재 분쟁의 핵심입니다.
4. 뜨거운 분쟁 사례들
이 문제는 이미 법정과 플랫폼에서 치열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Getty Images vs Stability AI (2023)
Getty는 자사 사진 수백만 장이 무단 학습에 쓰였다며 소송을 제기.
AI가 만든 이미지에 Getty 워터마크가 일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논란의 불씨가 됨.
Thaler 박사의 DABUS 사건
인공지능 ‘DABUS’를 저작자로 등록하려 했지만, 미국·영국·호주 모두 “비인간 창작자는 불가”라며 기각.
AI 커버곡 논쟁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복제한 AI 커버곡이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
→ 음원 권리, 초상권, 퍼블리시티권까지 얽히며 복잡한 분쟁으로 번짐.
이 사례들은 모두 “AI가 만든 창작물의 법적 지위가 모호하다”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5. 법을 넘어서는 문화적 질문
AI 창작물은 단순히 법의 문제를 넘어, 예술과 창작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창작자 정체성: 예술가의 감정과 경험이 창작의 본질인지, 아니면 결과물이 전부인지?
수익 구조: 원작자의 스타일을 차용한 AI 창작물이 수익을 낼 때, 로열티는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지?
창작의 가치: 인간이 수개월 걸려 만든 작품과, AI가 몇 초 만에 만든 작품은 같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가?
이 논의는 기술을 넘어, 사회 전체가 “우리가 예술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를 재정의하게 만듭니다.
6. 미래 전망 - 저작권의 재구성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창작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적·기술적 장치가 등장할 것이라 봅니다.
AI 생성물 라이선스 체계
→ ‘AI Generated’ 마크와 함께 상업 이용 가능 범위를 명시.
데이터 출처 추적 기술
→ 블록체인으로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기록, 저작권 정산 가능.
공정 이용(Fair Use) 기준 재정립
→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 범위에 대한 국제적 합의 필요.
인간 개입도 공개 의무화
→ 작품에 얼마나 인간이 개입했는지를 명시하는 방식.
즉, 저작권의 무게 중심이 결과물에서 과정(Process)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7. 결론 - “누가”보다 “어떻게”
AI 창작물 논쟁은 단순히 권리 귀속의 문제를 넘어, 인간과 기계가 함께 만드는 예술의 새로운 정의를 요구합니다.
법은 아직 뒤따라오고 있고,
예술가는 위기의식과 호기심 사이에 서 있으며,
사회는 창작의 가치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있습니다.
AI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인간 창작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창작자의 역할과 의미를 재발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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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6